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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SUNO 노래와 단편소설

[단편 소설&음악] 透明な私

3교시 쉬는 시간, 교실은 거대한 믹서기 같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책상 끄는 소리, 체육복이 스치는 소리가 뒤엉켜 윙윙댄다. 나는 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복도 정중앙에 섬처럼 박혀 있다.

"야, 이거 봐! 어제 올라온 거 완전 웃겨."
"미쳤나 봐, 진짜 배 찢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내 바로 앞에서 지수와 은영이가 서로의 어깨를 치며 자지러진다. 쏟아지는 햇살이 창문을 넘어와 먼지들과 춤을 추는데, 그 빛조차 내게만 닿지 않고 비껴가는 기분이다. 나는 마른 입술을 달싹인다.


"어... 그거 나도 봤는데."

내 목소리는 공기 중으로 흩어지기도 전에 증발한다. 지수는 마치 내 자리에 투명한 기둥이라도 있는 양, 고개를 홱 돌려 은영이의 팔짱을 낀다.

"매점 갈래? 딸기 우유 사줘."
"콜. 늦게 가면 다 팔리고 없다. 뛰어!"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복도. 나는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그지 못하는 사람처럼 엉거주춤 서 있다. 저만치서 익숙한 얼굴이 걸어온다. 3번, 혜진이다. 나는 손을 어깨 높이까지 올렸다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작게 흔든다.

"혜진아, 안..."

혜진의 눈동자는 스마트폰 액정에 고정된 채 미동도 없다. 엄지손가락만 바쁘게 움직일 뿐이다. 내 손이 허공에서 갈 길을 잃고 멈칫하는 사이, 혜진은 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간다. 사과도, 눈맞춤도 없다. 그저 길가에 놓인 입간판을 피하듯 자연스러운 회피다. 복도를 가득 메운 아이들의 흐름 속에 나만 흑백사진처럼 멈춰 있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점심시간.

"야, 책상 붙여! 오늘 급식 최악이래."
"아 진짜? 그냥 샌드위치 사 올걸."

교실 곳곳에서 책상들이 쿵쿵거리며 합체 로봇처럼 뭉친다. 도시락 뚜껑 열리는 소리, 젓가락 부딪치는 소리가 경쾌하다. 나는 교실 구석, 홀로 떨어진 내 책상에서 편의점 샌드위치 포장지를 벗긴다. 바스락. 유난히 그 소리가 크게 들려 어깨가 움츠러든다. 차가운 빵 조각을 씹는다. 모래알을 삼키는 것 같다. 내 머리 위로 드리운 그림자가 유독 짙다.

5교시 이동 수업 전, 복도. 옆 반 아이들 무리가 지나간다. 이번엔 놓치지 않으리라.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그들 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저기, 혹시 다음 시간 준비물..."

"그래서 걔가 뭐라는데? 톡 씹었어?"
"아니, 읽고 답장이 없는 거야. 완전 어이없지 않냐?"

내 입은 열려 있는데, 소리는 차단막에 막힌 듯 튕겨 나간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내 목소리를 지우개처럼 지워버린다. 눈앞이 희뿌옇게 흐려진다. 내가 정말 여기 존재하는 걸까? 유령이 된 건 아닐까?

나는 떨리는 손으로 품에 안고 있던 교과서 더미를 꽉 쥐었다가, 손에 힘을 풀었다.

쿠당탕!


무거운 수학책과 영어 자습서가 복도 바닥을 때리며 요란한 비명을 질렀다. 낱장으로 끼워둔 프린트들이 나비처럼 팔랑거리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순간, 복도의 소음이 멈추...지 않았다.

"아, 깜짝이야."
"야, 조심 좀 해라. 먼지 날리잖아."

누구도 멈추지 않는다. 누구도 괜찮냐고 묻지 않는다. 나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흩어진 종이를 줍는다. 내 시야에는 바쁘게 움직이는 아이들의 실내화와 운동화뿐이다.

"비켜, 지나가게."

누군가의 발이 내가 줍으려던 교과서를 툭 차고 지나간다. 하얀 실내화 밑창이 내 손등을 스칠 듯 위태롭게 타넘는다.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 나는 바닥에 엎드린 벌레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 납작해진다. 웅성거리는 소음 속에서, 내 세상만 완벽하게 고요하다.


점심시간이 끝난 학교 안뜰. 햇살이 정수리를 따갑게 찌른다. 나는 화단 경계석 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저! 저기…"

나는 양팔을 머리 위로 쳐들고 바람 빠진 풍선인형처럼 허우적거렸다. 내 그림자가 바닥에서 기괴하게 춤을 춘다.

"민지! 너 나랑 어제 떡볶이 먹었잖아! 야, 내 체육복 빌려 갔잖아!"

지나가는 아이들은 마치 내가 투명 인간이라도 되는 양 시선을 두지 않는다. 그들은 이어폰을 꽂고 흥얼거리거나, 친구와 팔짱을 끼고 꺄르르 웃으며 내 몸을 스쳐 지나간다. 누군가의 어깨가 내 허벅지를 툭 치고 가지만, 그는 돌아보지도 않고 걸음을 옮긴다.

"여기 사람이 있다고요…"

내 말은 허공에서 흩어지는 먼지보다 가볍다. 햇빛은 나만 골라 비추는 핀 조명처럼 쏟아지는데, 관객은 단 한 명도 없다.


교실로 돌아온 나는 책상을 발로 걷어찼다. 쾅, 하는 소리가 났지만 아무도 고개를 들지 않는다. 억울함과 분노가 가슴 안쪽에서 뜨거운 덩어리가 되어 치밀어 오른다.

"아아아아악—!"


나는 목이 찢어지라 비명을 질렀다. 목에 핏대가 서고 눈알이 튀어 나갈 듯 압력이 차오른다. 하지만 내 귀에 들리는 건 기이한 정적뿐이다.

"듣라고! 제발 좀 쳐다보라고! 나 미치겠단 말이야!"

바로 앞자리에 엎드려 자던 성진이는 쌔근거리며 숨소리만 낼 뿐, 움찔하지도 않는다. 창가에 앉은 수정이는 무심한 표정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엄지로 쓸어 올린다. 내 비명은 유리벽에 갇힌 파리의 날개짓 소리보다 작게, 아니 아예 존재하지 않는 파동처럼 그들에게 닿지 않고 소멸한다. 숨이 막힌다. 물속에서 소리치는 기분이다.


오후 5시, 골든 아워. 아이들이 모두 하교하고 텅 빈 교실에 오렌지색 노을이 들이닥친다. 나는 창가에 기대어 유리를 바라보았다.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은 뒤편의 칠판보다 희미하다.

"너... 거기 있니?"

나는 유리에 비친 나에게 말을 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가 금가루처럼 반짝이며 내 입김을 타고 춤을 춘다.

"그래, 너라도 날 봐주니까 다행이네."

유리 속의 나는 대답 없이 힘없이 웃고 있다. 손을 뻗어 유리를 만져본다. 차갑다. 내 손끝에 닿은 건 나의 온기가 아니라 단단하고 매끄러운 단절이다.


내 시선이 유리에 비친 내 눈동자를 파고든다. 텅 비어 있다. 그 안에는 책상 줄이 흐트러진 교실만 덩그러니 담겨 있다. 눈꺼풀이 무겁게 깜빡이고, 뜨거운 물방울 하나가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제... 지친다."

입술을 달싹여보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눈물 자국이 마르기도 전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희망을 놓아버린다는 건, 생각보다 아프지 않다. 그저 무거울 뿐이다.


어둠이 잉크처럼 번진 교실. 나는 맨 뒷자리 구석, 청소 도구함 옆 의자에 몸을 구겨 넣었다. 무릎을 가슴까지 끌어당기고 턱을 괴었다. 창밖에서 스며든 푸른 달빛이 내 발치에 머문다.

"차라리 이게 편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으니, 애써 존재를 증명하려 발버둥 칠 필요가 없다. 나는 그림자의 일부가 되어 벽지의 얼룩처럼, 책상의 흠집처럼 가만히 숨을 죽였다.

"아무도 모르면, 상처받을 일도 없으니까."

내 속삭임이 어둠 속으로 녹아든다.


나는 옥상 난간에 섰다. 발아래 펼쳐진 도시는 불빛으로 요란하게 반짝인다.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아파트 단지의 불빛들이 별처럼 박혀 있다. 하지만 내가 서 있는 이곳, 학교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거대한 무덤처럼 고요하다.

"세상은 저렇게 시끄러운데."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린다. 저 멀리 보이는 불빛 하나하나에 사람들이 살고, 웃고, 떠들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 거대한 세상에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 우주 공간을 떠도는 위성처럼 홀로 서 있다.

"나는 정말, 여기에 있었을까?"

밤하늘을 향해 던진 질문은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어 다시 내 발밑으로 가라앉는다. 완벽한 고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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